[사진 출처=신민망(新民网)] |
올 여름방학, 베이징 고궁박물관, 산시(陕西) 역사박물관, 난징 박물관, 쑤저우 박물관 등등…. 전국 각지의 박물관이 인산인해로 고통받고 있다. 그나마 ‘티켓팅’에 성공한 사람은 운이 좋은 편,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5일 신민망(新民网)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 고궁박물관을 비롯해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예약 성공이 하늘에서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졌다. 한 시민은 사흘 연속 알람을 맞추고 고궁박물관 예약을 시도했지만 사이트 접속하자마자 ‘예약 완료’창이 떠버린다며 불만스러워했다. 베이징행 비행기 티켓은 진작 구매했지만 고궁박물관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고궁박물관 입구에 포진하고 있는 황니우(黄牛)들은 원가보다 6배 이상의 프리미엄을 붙여 티켓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궁을 가려고 하는 사람은 현재 예약에 성공에 성공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예약에 성공하고 고궁에 도착한 사람들은 고온다습한 날씨와 계속된 기다림에 지쳐한다는 것이다. 40도가 넘는 베이징의 날씨에 ‘오픈 런’ 입장을 해도 끝없는 대기 줄에 질려버린 것.
특히 올 여름방학은 공부와 여행을 접목한 ‘연수형 여행’이 각광받고 있어 고궁박물관 역시도 1일 480위안의 ‘소황제의 하루’ 코스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사람이 많은 것은 박물관 뿐만이 아니다. 박물관의 주변 상점에도 사람이 쏟아지고 있다. 고궁 박물관 근처의 ‘고궁이 보이는 카오야 집’으로 불리는 한 가게에는 오전 9시 반에 번호표를 받으면 오후 3시 반이 되어야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붐빈다.
산시 역사 발물관의 경우 무료입장이지만 하루 입장객이 1만 2000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사흘 전부터 티켓을 판매하기 때문에 티켓 구매에 성공하기 어렵다. 쑤저우 박물관 역시 7일 이내 입장 가능한 티켓이 모두 ‘0’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렇게 ‘연수 여행’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10년간의 정책 지원이 있었다. 지난 2013년 2월 국무원은 ‘국민여행휴가요강(2013~2020년)’을 통해 향후 ‘연수 여행’을 초중생까지 확대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4년 8월에는 ‘관광업 개혁 발전에 대한 의견’에서 처음으로 연수 여행을 초중생들의 일상 교육 범위로 지정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쌍감정책(双减), 즉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이런 연수 여행 붐이 일었다.
중국 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연수 여행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연수 여행객은 480만 명, 2021년에는 494만 명, 2022년에는 처음으로 6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연수 여행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모 없이 아이들만 전문 인솔자의 지도하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주는 부분에서는 장려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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