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 오염수의 해양 방류 우려로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열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다.
29일 양성만보(羊城晚报)에 따르면, 오는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에 일본 여행을 계획한 다수 중국인 관광객이 환불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대형 여행사 일본 단체관광팀 관계자는 “일본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뒤로 관광객 대다수가 우려를 나타내며 사전에 예약했던 단체관광 상품의 환불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여행사는 가능한 다른 관광 상품으로 변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는 “국경절 연휴 기간 9000~1만 위안 상당의 5박 6일 일본 단체관광 상품을 계획했으나 이번 오염수 방류로 단체관광의 최소 인원인 16명이 모일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 “고객들에게 정원 미달로 단체관광이 취소될 수 있으니 가능한 개별 자유여행을 선택하기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연휴인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베이징에서 출발해 일본 오사카에 도착하는 왕복 항공권 가격은 1만 3915위안(250만원)으로 여전히 1만 위안을 훌쩍 넘어섰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번주 일본행 항공권 예약량이 지난주보다 감소했고 환불량은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중국 문화관광부는 자국민 단체관광 허용 국가에 한국, 일본, 미국을 포함한 78개국을 추가했다. 이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일본은 중국 국내 다수 온라인 여행사 플랫폼에서 국경절 연휴 기간 관심도가 가장 높은 여행지 1위에 올랐다.
이에 일본 관광업계, 백화점도 일제히 환호했다. 일본 미즈호 리서치앤테크놀로지의 사카모토 야오이 경제학자는 “중국이 8월 단체관광을 재개하면 올해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98만 명 늘어날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도 내놓았다.
그러나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가 일본 관광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영향으로 돈키호테의 팬퍼시픽 인터내셔널은 주가가 6.3% 하락했고 다카시마 백화점, 마쓰모토 기요시도 일제히 5% 이상 떨어졌다. 이 밖에 시세이도 등 화장품 브랜드와 소매업, 외식업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펜션 운영자 히토야스야는 “현지 해산물에 대한 우려로 펜션 예약이 이미 취소되기 시작했다”면서 “지진, 그리고 코로나19에도 힘겹게 버텨왔는데 이번 오염수 사태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