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허스토리 in 상하이] 매헌을 기념하고 기리는 아이들

[2023-09-21, 17:07:51] 상하이저널
두 아들이 상하이에 처음 발을 디디게 된 때는 만 7세와 만 4세. 한국에서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었던 시기였다. ‘아이들이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교육을 받는다면?’이라는 물음을 던져봤을 때 한국 교육에서 부딪히는 몇몇 한계들을 채워줄 수 있고,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떠오름과 동시에 아이들의 한글과 한국역사 교육에 관한 고민 역시 내 머리 속 한 켠에 자리잡게 되었다. 해외에서 살지만 한글과 한국사에 대해서도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익숙한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오롯이 가정에서의 역할로 남겨진 한글과 한국사에 대한 교육은 절대 쉽지 않은 일임을 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상하이. 일제강점기때 크고 작은 독립운동이 일어났던 도시이다. 신천지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자리잡고 있으며, 홍커우 공원(현 루쉰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져 독립운동에 큰 획을 그은 매헌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있는 도시이다. 얼마전 매헌 윤봉길 의사 상하이 서거91주년을 기념하는 ‘청춘음악회’가 열렸고 큰 아이는 상해한인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서 <청춘음악회>에 2년째 참여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는 일왕의 생일 축일 기념행사에 야채상으로 가장하여 진입한 후 직접 제조한 폭탄을 넣은 도시락을 던져 일본 수뇌부를 죽게 하고, 그 자리에서 일본군에게 체포되어 같은 해 12월 19일 사형당하게 된다. 

큰 아이의 연주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윤봉길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고, 책에서 읽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깊게 와 닿을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런 용기가 있었는지, 폭탄을 던지고 잡힐 것을 예상했을 텐데 무섭진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 너가 그 분이 하신 일을 기념하는 일에 연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뜻 깊은 일인지 사뭇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작년 '청춘음악회' 연주 후에는 윤봉길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 전 김구선생님에게 준 시계를 기념품으로 받기로 했다. 아이와 시계를 들여다보며 “전 이 시계를 한 시간 밖에 쓰지 못합니다”라며 김구선생님과 시계를 바꾼 그때의 심정을 상상해보았다. 그 시계는 아직도 큰 아이 책상에 고이 놓여있다.  

학교에서 미국 역사를 배우고 미국 대통령의 연대기를 술술 이야기하는 두 아이에게 한국 역사는 아직 어렵고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상하이에 살고 있기에, 또한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음악회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그 분에 대해서 만큼은 지식으로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감사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날이 선선해지면 아이들과 함께 루쉰공원에 있는 매헌기념관에 다녀와야겠다. 91년전 나라를 위해 도시락 폭탄을 던진 현장을 직접 가보고 윤봉길 의사의 삶과 그분의 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것도 이 곳에서만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뜻 깊은 역사교육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소개해 줄 수 있는 아들들이 되었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을 담아본다.   
 
잎새달스물이레(abigail98@naver.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3.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4.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5.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6.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7.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8.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9.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10.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경제

  1.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2.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3.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4.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5.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6.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7. 中 지난해 발명 특허 출원 ‘164만..
  8. 中 전기차 스타트업 너자, 공급업체에..
  9. 中 소비시장 회복, 10월 오프라인..
  10. 역대 최장 기간 솽스이, 매출은 올해..

사회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3.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4.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5. 상하이 남성, HPV 치료에 전 재산..
  6. 中 내년 공휴일 11일→13일 이틀..
  7. 이동한 전 민주평통 상하이협의회장 별..
  8. 中 눈곱·콧물·기침 아데노바이러스 기..
  9. 中 2023년 31개 省 평균 임금..

문화

  1. '한지의 거장' 이진우, 바오롱미술관..
  2.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3. 韩日 현대 예술가 3인3색 ‘백일몽..
  4. 오스트리아 빈 '한국 청년 아트페어'..
  5. 7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역대 최대 규..
  6.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7.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8.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9.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오피니언

  1.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딸라..
  2. [허스토리 in 상하이]시월의 메시지
  3.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프리미엄광고

ad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