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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쌤 교육칼럼] 청미탐을 앞두고... "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탐색하다"

[2023-11-06, 10:32:58] 상하이저널

나는 21년째 아이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고 있다. 상하이로 이주하여 상하이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도 17년이 되었다.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그리고 자기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내적 동기가 생기고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준비·관리할 수 있는 자기 계발 역량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진로 교육의 핵심이다. 진로 탐색은 단지 입시나 직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 생애 기간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자기 과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식도 필요하지만, 자신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어릴 때부터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독서 커리큘럼을 짜고, 아이들에게 맞는 개별프로젝트와 성장 로드맵을 스스로 그려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미탐’도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다. 

청미탐 첫번째, UN 국제노동기구 중국 대표
 
[상하이저널 청미탐 관련 기사]

‘청미탐’(청소년과 함께 미래를 탐색하다)은 우리 청소년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인생 선배들, 글로벌 리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개척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질문해 보는 자리다. <청미탐> 첫 번째 주인공은 이창휘 UN 국제노동기구(ILO) 중국 대표였다. 

청미탐 두번째 주인공, 메타 SW개발자 3년차 

오는 11월에는 메타(facebook, instagram)에서 3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는 제자를 만나볼 예정이다. 그녀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학교 경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교재도 직접 개발했던 것을 가장 보람찬 일로 기억한다. 졸업 후 미국 브라운대학교 입학,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하고 Hack@Brown 동아리 회장으로서 전국의 대학교 학생들이 매년 참여하는 브라운대 해커톤 대회를 주최했다. 

한국인으로서 상하이에서 공부하며 성장하고, 해외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외국인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첨단 분야에서 활약해 온 과정은 숱한 도전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보이는 결과 보다는 도전하면서 겪었을 고민과 설렘과 결단의 순간들, 노력과 준비의 과정들을 눈여겨 봐주기 바란다.  

기억에 남는 제자들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 많다.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미 회사를 차린 J는 방학 때마다, 심지어 군대에 가서도 휴가 나오면 나를 찾아와 사업 아이템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사업구상과 포부를 피력했다. 그는 청년 기업가로서 엔젤투자도 받고 재홍(콩)유학생 창업대회에서 우승해서 딜로이트에서 인턴을 하기도 하더니만 지금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억대 연봉의 직원들을 거느린 사장이 되어있다. 생각해 보니 J는 중학교 시절에도 학교에서 하는 비즈니스 대회에 나간다고 해서 독서모임 멤버들이 20위안씩 투자했었다. 나중에 50위안씩 투자금을 회수해서 그 돈을 모아 피자를 사 먹었다. 

Y와 S도 학부생 신분으로 서울대 창업대회에 나가 석박사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실리콘밸리의 실제 투자가들 앞에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즉석에서 이어진 질문에 답을 하여 천만 원의 시제품 제작비용을 투자받았다고 한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인도 출장을 다니더니만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뤄내기도 했다. 그 두 사람은 IB파이널 시험 직전까지도 독서모임을 계속했던 제자들이다. 최근까지 후배들의 공부를 도와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I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어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다가 UI, UX 디자인에 눈을 떴다. 새로운 분야라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 했다. 부모님이 장학금 받으면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정말 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나는 I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네 권을 완독했다. 내가 대학생 때 읽다가 포기한 책이었다. 

R은 상하이의 ‘빡센’ 국제학교에 전학 와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점심시간에 혼자 밥 먹는 게 싫어서 화장실에서 만화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와 함께 소설을 읽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고 글을 썼다. 나도 그 애가 좋아하는 <여중생 A>와 <주먹왕 랄프>를 좋아하게 됐다. 약자와 비주류에 대한 공감 능력을 타고난 그 아이는 캐나다의 애니메이션 명문 대학에서 너무나 행복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랩퍼가 되겠다며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방방 뛰다가 명문대 미디어학과에 진학한 B. 동네 수의사로 편하게 살겠다더니 코로나 시국에 어머니의 봉사활동을 돕다가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자의 길로 들어선 C. APEC MVP에 빛나는 운동능력과 리더십을 가지고 체육학과에 진학해서 지도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M. 파일럿이 되어 창공을 날고 있는 D… 

자랑스럽고 귀한 미래의 인재들

20년간 만났던 친구들을 다 거론하자면 끝이 없다. 다 자랑스럽고 귀한 미래의 인재들이다. 이들이 한 걸음 한 걸음 도전하며 성장한 궤적이 우리모두의 희망의 길이 되고 미래를 선도하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맞다. 자랑질이다. 이런 자랑질은 계속하고 싶다. 그들이 어떤 내일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더 당당한 내일의 자신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변화해 온 그들은 어떠한 내일도 자신 있게 만날 것이다. 그들이 노력했던 그 순간들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맞춤형 성장교육 <생각과 미래> 대표
-위챗 kgyshbs   
-thinkingnfuture@gmail.com
-https://blog.naver.com/txfseoul

 

20년째 아이들과 책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쓴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코칭과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 인문캠프, 어머니 대상 글쓰기 특강 등 지역 사회 활동을 해왔으며, 도서 나눔을 위한 위챗 사랑방 <책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저널과 공동으로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위한 프로젝트 <청미탐>을 진행하고 있다. 위챗 kgyshbs / 이메일 thinkingnfuture@gmail.com / 블로그 blog.naver.com/txfseoul
thinkingnfuture@gmail.com    [김건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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