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생활에서 정말 많이 듣는 말 중에는 '메이뉘(美女)'가 있는데, 아름다운여성이라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한국의 ‘저기요’대신 자주 사용된다. 분명 내가 교환학생 생활을 했던 약 15년전쯤에는 이런 단어가 없었고 '샤오지예(小姐)'라는 아가씨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다. 신조어는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는데, 모르는 사람에게 예쁘다고 말하는 것이 예의인 것일까?
반대로 '슈아이거(帅哥)'라는 멋진 남성이라는 표현도 쓰이고 있으니, 메이뉘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한적은 없었다. 다만, 몇일 전 교통사고가 일어났고, 상대방 과실 100%로 합의를 한 일이 생각의 계기가 되었다. 사고가 나자 50대 남성 상대방 운전자는 피아오량(漂亮),메이(美) 등 내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진=경찰서(左) 합의 후의 위챗 메시지(右), '漂亮'이라는 '예쁘다'는 표현이 있다.]
사고로 놀란 나를 안정시키기 위한 예의 갖춘 존칭이 아니라면 사고과실을 낮추려는 의도로 칭찬을 하는 것 인지, 플러팅 인지 모두 다 불편 해졌다. 플러팅이라면, 사고인정서라는 것을 경찰이 주는데 서로의 신분증번호,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서로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무서웠다. 시간이 흐른 후에 그는 나에게 예의를 갖추려고 한말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우리는 깔끔하게 합의를 보았다. 하지만 예쁘다는 말이 예의로 통용되는 문화는 여성들에게 스트레스인 것은 사실이다.
[사진=중국내 교통 사고인정서, 认定书]
예전에 한국 네티즌 사이에 이런 글이 논란이 되였었다. 한 여성이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주말인데 예쁜 공주님이 일을 하러 가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동하려고 탄 택시에서 낯선 사람에게 외모에 대한 평가 섞인 말이 듣는 것이 불편했고, 예쁜 여자가 왜 일을 하는지의 모종의 전제도 괴이했으며 공주라고 지칭하며 어리고 미성숙한 애 취급을 하는 일련의 말투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반응은 반으로 나뉘어서 그냥 인사말도 못하냐, 불편해서 어떻게 사느냐 라는 것이 있었고, 불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여성에게 예쁘다고 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다 보면 그들이 부르고 싶은 대로 나를 부르게 하는 것이 사는 동안 편하지 않을까 라는 판단을 한다. 나의 이름에는 집안의 돌림자 항렬이 들어가 있는데, 내가 몇 대손인지 알아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 이름에는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것이 전제 되어있는 셈이다. 나의 부모님은 그것을 원치 않아 다른 이름을 주려고 했으나, 할아버지는 나의 이름을 마음대로 신고해버렸고 심지어 내 생일까지 틀리게 신고해버렸다. 나는 매년 틀린 생일을 축하해주는 마음들이 무안하지 않게 하기위해서 해명조차 하지 않는다.
나의 틀린 생일과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것이 확고한 이름, 이걸 정정하기 위해 나는 힘을 쓰진 않지만, 가끔은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난 당신의 자식이기전에 나이며, 진짜 내 생일날 축하해달라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기이름을 정해서 태어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이름은 오직 나중에 바꿀 수만 있을 뿐.
나에게 메이뉘도 똑같다. 정해진대로 불릴 것인가, 불리고 싶은 대로 바꿀 것인가?
성신여(ssy.sh.c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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