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 연구 조사기관인 중즈(中指)연구원이 내년 중국 부동산 시장의 판매 규모 하방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신규 착공 면적, 개발 투자는 계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반도망(半岛网)은 최근 중즈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부동산 시장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국 전국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후분양 주택(现房)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선분양 주택(期房)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주요 도시에서는 중고 주택이 신규 주택보다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내년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주택 구매자의 기대에 달려있다고 중즈연구원은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 중장기 발전 동태 모델’에 따르면, 중립적인 상황에서 내년 전국 분양 주택 판매 면적은 전년도 동기 대비 4.9% 줄어든 11억㎡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관적인 상황, 즉 내년 중국 거시경제가 계속 회복되고 주민 구매 의향이 개선되며 도시 마을 개조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전국 분양 주택 판매 면적은 소폭 증가해 절대 규모로 약 12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은 대도시 및 특대도시의 도시 마을 개조가 시작되는 해로 이 프로젝트가 주택 수요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주택 구매자들의 기대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매우 크다는 것이 중즈연구원의 판단이다.
도시 별로 보면, 1선 도시는 구매 제한, 대출 제한 등 부동산 완화 정책을 추가 최적화할 여지가 충분하고 도시 마을 개조에 속도를 내 양질의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시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선 도시의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은 계속해서 안정 속 증가(稳中有增)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선 도시의 경우, 최근 2년간 판매 규모가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 판매 규모는 지난 2018년의 최고점에서 약 35% 급감한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2012년 수준으로 코로나19 봉쇄 기간인 2022년과 비슷한 저점이다.
다만 최근 신규 주택 판매가 바닥을 찍고 점차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2선 도시 시장은 최저점에서 안정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4선 도시의 경우, 초기 부동산 구매 제한 정책이 사실상 모두 폐지되어 후속 정책 출범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도시는 주택 구매 촉진을 위해 주택 구매 보조금 등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민 구매력, 주택 구매 의향 등의 요인이 내년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3∙4선 도시의 신규 주택 판매 규모는 하향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신규 주택 판매의 완만한 회복세, 최근 2년간 토지 거래 규모 대폭 감소, 높은 현 재고량의 영향으로 내년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 착공 속도는 계속해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적인 상황에서 내년 신규 착공 면적은 전년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해 9억㎡ 미만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측면에서 보면, 신규 착공 감소, 과도한 건설 등의 요인이 건설 프로젝트 투자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년간 지속된 토지 거래 감소 추세가 내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토지 구매 비용은 더 하락할 수 있으며 중립적인 상황에서 내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6.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 마을 개조, 보장형 주택 건설이 적극 추진되는 낙관적인 상황이라면, 개발 투자액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조달 및 유동성 측면에서 내년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개별 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중즈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