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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2]상하이 교민의 4박 5일 한국 나들이

[2024-06-08, 06:48:31] 상하이저널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득 대비 해외여행 비중이 1위라고 한다. 평균 한 달 급여를 해외여행비로 쓴다고 한다.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이 주는 효용이 크니어쩔 수 없다. 중국, 미국처럼 땅덩어리커 자기네 나라만 여행해도 바쁜 나라도 있지만국토가 아담하니 해외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요즘 다시 상하이로 여행오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덜 중국스럽다는 평, 수많은 글로벌 호텔들, 중국 최초의 상업 번화가와 개항 도시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상하이가 주목받고 있다. 남들이 여행 오는 상하이에 사는 내게 한국여행은 해외여행일까? 국내여행일까? 노동절 연휴에 한국에 갔다.

오랜만에 평창에 갔다. 고속도로 휴게소 들려 좋아하는 호두과자와 십원빵을 사먹었다. 역시 호두과자도 십원빵도 한국에서 사 먹는 게 더 맛나다. 푸바오가 당근하고 사과 양쪽에 들고 먹듯이, 호두과자하고 십원빵을 양손에 들고 우적우적 먹은 것은 안 비밀이다.

[사진=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월정사 전나무숲길 좋았다. 요즘 한국에서 맨발로 걷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산책했다. 산책길이 1km 정도라 좀 아쉽다. 아이들 걷기엔 알맞은 거리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연등꽃밭이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도 처음 봤다. 재건되긴 했지만 고려 후기 양식을볼 수 있는 문화재라고 한다. 평창에서 황태구이와 들기름 푸짐히 넣은 막국수도 먹었다. 역시 한국에서 먹는 막국수 맛이 최고다.

[사진= 평창 600마지기]

돌아오는 길에 평창 600마지기를 갔다. 600이라는 숫자에 산 높이가 600m인 줄 알았다. 차로 해발 1,200m까지 오를 수 있다. 산 정상에 600마지기(넓이 단위)정도 넓은 땅이 있어 600마지기로 불린다고 한다. 캠핑차들이 많다. 트렁크를 열고 캠핑용 식탁과 의자를 놓고 라디오를 틀고 편하게 앉아 너른 산과 푸른 초원, 그 위를 느릿느릿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차박을 한다. 요즘 한국에서는 차박이 유행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실제 차박하는 것을 처음 봤다. 나지막한 산길에 이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올라갈 수 있게 지그재그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 좋았다. 우리나라에 어린아이, 장애우, 노약자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진= 봉은사 연등]

서울에서 봉은사 갔다. 파르나스나 코엑스 인터에 묵을 때, 봉은사는 늘 가게 된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여러 행사들이 많다. 예쁜 연등도 보고 여러 불교관련 장식 등을 보며 봉은사 안을 천천히 걸어요. 봉은사는 어렸을 때부터 갔던 곳이라 익숙하다. 외국인들도 많이 구경 왔다. 봉은사 화려한 연등 사진도 찍고 불교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우리가 서양 문화에 동경과 부러움을 느끼듯 서양인들은 동양 문화에 호기심과 신비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곳에 같이 있었던 나는 누구의 시각으로 봉은사를 바라봤을까? 그렇게 5일 동안 평창과 서울을 후다닥 둘러보고 왔다.

[사진= 하얀 벽과 타일 바닥] 

상하이로 돌아오는 길, 내게 김포공항을 떠나오는 것이 귀국일까? 출국일까? 나의 집은 어디일까 하는 생각으로 상하이에 도착해 집에 가 아파트 현관문을 여니 상하이 봉쇄 내내 바라봤던 하얀 벽과 차가운 타일바닥이 나를 반긴다. (중국은 벽에는 벽지 대신 하얀 회칠을, 바닥에는 마루 대신 타일 까는 집이 많다.)


제갈현욱 
상하이 봉쇄 기록 <안나의 일기> 드디어 끝난 중국 제로코로나를 기록한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저자. 
-blog.naver.com/na173515

상하이 봉쇄를 기록한 <안나의 일기>, 봉쇄 해제 후 코로나 종식까지 과정을 기록한 <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저자, 지금은 상하이에 관한 다른 이야기를 쓰고 있다. -blog.naver.com/na173515 -brunch.co.kr/magazine/apurescent
master@shanghaibang.com    [제갈현욱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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