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시장으로 외국 기관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개방된 채널인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의 주식 투자 한도가 전면 폐지된다.
7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과 국가 외환관리국은 7일 연합 발표를 통해 QFII와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의 중국 증권 투자 한도를 폐지하고 투자 수익 반출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공고’는 △QFII와 RQFII의 나라 간 송금 및 교환에 대한 등록 관리에 대해 한도 제한 폐지 △자격을 갖춘 투자자가 반출 수익 화폐,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 △자격을 갖춘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 투자 반출 절차 대폭 간소화 △자격을 갖춘 단일 투자자가 국내 여러 수탁자에 위탁 후 보고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시행된 QFII제도는 자격을 갖춘 해외 기관 투자자가 중국 자본시장에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이른 통로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어 2011년부터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홍콩에 RQFII가 도입된 뒤 2013년 런던, 싱가포르까지 확대됐다. QFII와 RQFII는 2014년 이전까지 외국 기관 투자자가 중국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주요 통로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4년, 2016년 후강통(沪港通), 선강통(深港通)이 개통한 뒤 2016년부터 다양한 외국 기관 투자자가 은행간 채권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한도, 진입 문턱, 자금 송금 등에 다소 한계가 있었던 QFII와 RQFII는 상기 투자 통로들로 점차 대체됐다.
이어 중국 당국은 중국 자본 시장의 대외 개방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해 1월 14일 QFII 한도를 기존 1500억 달러(178조 5600억원)에서 3000억 달러(357조 1200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재 20개 RQFII 시범 국가 및 지역이 획득한 총 한도는 1조 9900만 위안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 4월 30일까지 QFII 기관이 신청한 투자 한도는 총 1146억 5900만 달러, RQFII기관은 총 7130억 9200만 위안으로 총 한도액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아시아증권금융협회(ASIFMA)의 최신 중국 자본시장 보고서는 “지난해 1월 QFII 한도를 두 배 상향 조정해 투자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중국 자본시장이 점차 세계화됨에 따라 투자 한도 철폐 방침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공고’는 또한 중국 공인 회계사에서 발행한 투자 수익 특별 감사 보고서 및 세금 신고 양식 등 자료 조건을 취소하고 세금 완납 약속 서신(完税承诺函)으로 대체했다. 이는 수많은 QFII, RQFII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QFII, RQFII의 수익을 해외로 반출하려면 현지 지방 세무국에 등록 후 현지 세무국 도장이 찍힌 세금 신고 양식을 송금 은행에 제출해야만 송환이 가능했다. 하지만 연말 결산과 감사보고서 사이에는 4개월의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기간 동안 자금을 반출할 수 없어 투자자들에게 많은 불편함을 가져왔다.
이 밖에 자격을 갖춘 투자자가 국내 여러 수탁자에 위탁 후 보고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큰 편리함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최대 3개 증권소에게만 위탁할 수 있었다.
한편, ASIFA 자산관리부 선위치(沈玉琪) 주관은 “현재 중국 자본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는 매우 많지만 각 통로의 조건과 요구사항이 모두 달라 해외 투자자들이 곤혹을 겪고 있다”며 “최근 QFII, RQFII 통합과 같이 다른 통로들을 간소화, 조정, 통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