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 일레븐’이라!?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느껴질 것이다. 갑자기 빅히트 영화 제목을 언급하니 너무 거대하지 않나? 생각의 각도를 조금 바꾸어 우리 몸 안에 있는 각 기관의 오장육부를 ‘오션스 일레븐’에 비유해 보았다.
우리의 인체 ‘오장육부’
우리의 인체를 구성하는 핵심에는 오장육부라는 중요한 장기가 있다. 오장은 간(肝)장•심(心)장•비(脾)장•폐(肺)장•신(肾)장, 육부는 대장(大肠)•소장(小肠)• 담낭/쓸개(胆)•위(胃)•삼초(三焦)•방광(膀胱)을 말한다. 장(臟)은 내부가 충실한 것, 부(腑)는 반대로 공허한 기관을 가리킨다.
중국 의학의 고전 <황제내경>
중국 의학의 고전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소문편(素問編)>에 “오장은 정기를 간직해 쏟아내지 않고 차서 실하지 아니하며, 육부는 소화물을 전하여 간직하지 않고, 실해서 차지 않는다. 이것은 물이 입으로 들어가면 위(胃)가 실하고 장(腸)이 허해지며, 음식물이 내려가면 장(腸)이 실하고 위(胃)가 허해진다. 그러므로 실해서 차지 않고, 차서 실하지 아니하다”라고 했다.
중의철학 속 세계
복잡하고 고리타분한 고대 문서를 토대로 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왜 오장육부에 대한 설명을 고대서적을 인용해 서론에 왜 서술했는지에 차근차근 풀어보겠다. 중의철학 속의 세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얘기해 보려 한다.
제주 한라산 산 속에 몇 년간 거주할 때의 이야기다. 더운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던 어느 날 이곳 저곳에서 방학이라 가족 동반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식구들을 만나게 됐다. 가족을 구성하는 부모님들은 혹시나 휴가기간에 아이들이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온통 모든 정신을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자식들에게 쏟아 붓고 있는 모습이었다. 완벽에 가깝게 아이들을 캐어하며 긴장감과 동시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모들의 완벽한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에 미소가 피식 지어졌다.
내 몸 속 11명의 자식 ‘오장육부’
그 순간 머릿속에 재미나는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자식들에 버금가는 우리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소중하고 귀한 ‘오션스 일레븐’ 오장육부를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내 한 몸에는 태어남과 동시에 11명의 자식과 함께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11명의 자식은 다섯 명의 아들 (오장)과 여섯 명의 딸(육부)이 한 가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열한명의 자식들은 감사하게도 아무 의결권 없이 묵묵히 나를 지켜주는 내 몸 속의 구성원으로 나의 유년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까지 죽어 흙 속에 묻힐 때까지 함께 동거동락을 한다는 것이다. ‘오션스 일레븐’과(?) 내 한평생을 함께 하는 동안 과연 자신이 부모로서 내 몸 안의 자식들을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베풀었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정말 혹독하게 모질게만 대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보이지 않는 내 몸 속 자식을 위해
눈에 보이는 내 자식과 보이지 않는 내 몸 속의 자식,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가족을 챙기며 함께 행복하게 해준다면 지금보다는 더 건강한 삶으로 무병장수의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다음칼럼에서 내 몸 속의 자식들에 대한 성격을 하나하나 얘기해 볼까 한다.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조합해 보다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황동욱 박사
(상하이 PEACE클리닉 한국부 대표원장)
•(現) 상하이시 청년의사침구학회 위원, 상하이시 의사협회 정회원, 중국 침구학회 정회원
•(前) 복건성 푸톈시 완다광장 중의병원 경영원장, 상하이 중의약대학 부속 악양중서의 결합병원 침구과 박사, 상하이 중의약대학 부속 서광병원 전통중의과 석사, 흑룡강중의약대학 중의 임상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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