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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상하이 85] ‘걸크러쉬’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2020-07-26, 06:58:28] 상하이저널

페넬로프 바지 외 | 문학동네 | 2018.09.20

한인 여성 네트워크 ‘공감’에서 희망도서관에 기증한 책인데 아이들 보라고 빌렸다가 나도 푹 빠진 책이라 추천한다.

우리집 중딩 딸들도 2권까지 다 읽고 3권 없냐고 더 보고 싶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2권이 끝이다. 

프랑스 웹툰 작가가 ‘르몽드’의 블로그에 연재한 것을 엮은 만화책인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하지만 여성이어서 축소되거나 아예 지워져버린 여성 30명의 다양한 삶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프랑스인이어서 자료 접근성의 한계 때문인지 소개된 30명 중에 아시아인은 중국의 측천무후와 인도의 풀란 데비 외에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인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운 점이다. (풀란 데비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작가도 이 스토리를 그리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미없는 교과서 같은 위인전이 아닌, 업적 외에도 인간적인 한계, 비판받았던 부분도 가감 없이 소개하고 있어서 더 끌린다. 게다가 그림도 인물의 특징이나 스토리를 더 돋보이게 할 정도로 아주 훌륭하다. 

소개된 30명의 시대, 나라, 처한 상황, 성격, 직업도 모두 다르지만 열정적으로 부조리와 차별에 맞섰다는 점에 흐뭇하고 경쾌한 마음이 들다가도, 그 시간들이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공통점에 묵직한 분노도 느끼고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했다. 

이야기도 소중하지만, 작가의 그림도 놓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김경은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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