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기간 누워서 돈 버세요”
“9.9위안으로 사는 안심(安心)”
코로나19 시국에 등장한 '격리 보험'의 광고 문구다. 최근 중국 본토 코로나19 감염세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보험사의 격리 보험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경제일보(经济日报)는 최근 본토 지역 감염 발생으로 지역 전 주민이 격리되는 등 일부 도시에서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행되자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격리 보험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격리 보험은 월 6~10위안(1000~2000원)의 보험금을 내면 격리 기간 하루당 150~1000위안(3~19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장 기간은 수십 일부터 최장 1년까지 다양하며 가입자가 보험 기간 중 격리 조치되면 하루에 최대 1000위안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실상 격리 기간 ‘누워서 돈 버는’ 셈이다.
일부 보험사의 격리 보험 상품은 확진, 의외의 상해 등을 동시 보장하기도 한다. 일부 온라인 여행 플랫폼은 기차표, 비행기표 구매 시 격리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격리 보험이 출시되자 대다수 고객은 현 코로나19 시국에 최적의 상품이라고 환호하며 보험 가입에 열을 올렸다. 보험 광고에는 “보험료 59위안(9000원) 쓰고 격리 기간에 2800위안(52만원) 받았다!”는 고객 후기가 등장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격리 기간 보험비를 전혀 지급받지 못했다는 고객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가입 시 작은 폰트로 스치듯 넘어간 ‘면책사항’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 약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집중격리 조치됐으나 격리 비용을 자비로 납부하지 않는 경우 ▷보험 가입일 전 이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보험 가입일 14일 전에 해외 또는 국내 중∙고위험 지역을 방문했거나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자가격리 조치된 경우 ▷교통수단의 출발지, 경유지, 도착지가 보험개시 전 및 보험 기간 내 중∙고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경우는 보험금 지급 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격리 보험 가입자는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는 무료로 집중격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면책사항에 해당되지 않아도 보험금을 지급받으려면 격리 증명서, 집중격리 의학관찰 해제서 등을 발급한 뒤 관할지 위생건강위원회 또는 방역통제지휘부의 도장을 받아야 한다.
보험업 관련 인사는 “보험사가 내놓은 보험 상품에 면책사항을 포함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단편적인 광고와 고의로 면책사항을 숨기는 등의 꼼수는 문제가 있다”며 “이는 보험업계의 오랜 관행으로 관련 당국의 감독 관리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