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장기적인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는 부동산 업계에 때 아닌 홍콩거래소 상장 열풍이 불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례없는 현상이라고 말하면서도 홍콩 거래소 상장을 자금난의 도피처로 여기면 안된다고 일침했다.
9일 증권일보(证券日报)에 따르면 올해 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펑룬홀딩스(鹏润控股)、진후이(金辉控股)、뤼청관리(绿城管理)、상쿤부동산(上坤地产)、링디홀딩스(领地控股)、중국원뤼(中国文旅)、산쉰홀딩스(三巽控股)、강롱중국부동산(港龙中国地产)、스디부동산(实地地产)、다탕그룹(大唐集团) 등 약 10개의 국내 부동산 기업이 홍콩 거래소 상장을 신청했다.
이 외에도 허넝부동산(合能地产), 안후이성의 대표 부동산인 원이부동산(文一地产), 광동의 방즈그룹(方直集团) 등도 모두 최근 홍콩에서 IPO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5월 이후만 해도 지금까지 5개 부동산 기업이 홍콩 거래소 상장 계획을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2년 넘게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이루어졌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거의 2개월 넘도록 수익이 없어져 채무 부담이 심해진 것을 원인으로 풀이했다. 특히 소형 부동산 기업의 경우 업계에서 영향력이 적어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능력이 약해져 홍콩 거래소 상장으로 자금을 수혈하고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그러나 홍콩 거래소 상장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2018년 12개의 부동산 기업이 연달아 홍콩에서 IPO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고작 5개 기업만이 상장에 성공했다. 2019년 13개 기업이 상장을 신청했지만 최종 상장 기업은 6개에 불과했다. 2020년 들어서는 10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상장된 기업은 2019년에 신청한 후이징홀딩스(汇景控股) 한 곳 뿐이다.
한편 최근에 홍콩거래소 상장을 신청한 본토 부동산 기업들의 순부채율은 140%에 육박하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본토 부동산 기업들의 평균 부채율은 7% 이내, 일부 엄격하게 관리한 기업의 경우 5% 정도로 그 격차가 매우 컸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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