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 문학동네 | 2015.09.23
요즘 세대를 보며 가장 걱정되는 문화가 "인싸"였다. 인싸되는 방법이라니?
우리 세대에서는 오히려 "개성", "까칠", "쿨"이 유행했던 것 같은데 SNS '좋아요' 개수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 다시 우리 윗세대 같은 집단과 획일로 회귀한 것만 같은 무서운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 읽은 책들 중 임경선 작가의 [곁에 남아있는 사람], 정세랑 작가의 [옥상에서 만나요], 김세희 작가의 [가만한 나날] 등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에게 마음이 갔다. 오롯이 자신으로, 하지만 따뜻하게 살고자 하는 인물들 말이다. 그중에서도 대놓고 "개인주의자"를 내세우는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을 소개하고 싶다.
내가 보는 '개인주의자'는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와 일맥상통한 개념이다. 집단 소속감이 중요한 나는(우리는) 튀지 않고 나서지 않기 위해 늘 머리도, 가슴도 미적지근하게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언제든 다수가 쏠리는 뜨겁거나 차가운 쪽으로 이동하기 편하게. 그래서 "아싸"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항상 책을 읽은 후 생각해보곤 한다. 그래서 나는 무얼 변화(발전)시켜야 할까?
내 개인주의의 범위를 올바르게 확장하기 위해 사회 전반에 대한 지식을 좀 쌓기로 했고, (문유석 판사는 다방면으로 엄청 많이 읽었고, 생각했고, 연구한 결과 저리 탄탄하고 자신만만한 개인주의를 확립한 듯) 무심코 생각하며 내뱉는 집단사상에 근거한 발언들을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특히 중국에 살면서 종종 "중국인들은 이러니까, 저러니까", "중국이라서 이렇다, 저렇다"라는 말을 은연중에 많이 하게 되는데 산뜻하지 못했다.
요즘 페미니즘과 메갈, 촛불 운동과 일베, 재벌 갑질과 최저 임금, 자국 보호와 난민 문제 등 여러 패싸움 같은 이슈들을 보며 우리가 '자기력(自己力)'을 가진 따뜻한 개인주의자들이 되면 지금보다는 덜 물고 뜯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북적대는 술집 같은 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회다 …… 그저 저 별에서 저런 과정을 거쳐 자란 인간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것을 서로 알게 될 뿐이다."
<개인주의자 선언> 中.
NulONul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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