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중국사회에 정착할 것인가”
코로나19에 재중국 한국인들이 흔들리고 있다. 비즈니스, 대학입시, 가정환경 등….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장기화되면서 교민사회 곳곳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중국한국인회 박원우 회장은 최근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지역 한국인회에 눈을 돌렸다. 민간단체인 한국인회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지만 현황 파악과 격려, 위로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박원우 회장은 상하이를 시작으로 광저우, 칭다오, 선양 등 거주 교민이 많은 지역들을 방문해 각 지역 영사관과 한국인회 관계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19일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에서 만난 박 회장은 “재중국 교민들은 최근 10년간 외환위기-사드-코로나 등 3년을 주기로 위기를 겪고 있다. 10년 새 교민 수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더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국한국인회는 어떻게 하면 중국사회에 한국인들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하반기 회복을 예상하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재중국 교민들의 애로사항과 대응방안에 대한 중국한국인회 박원우 회장의 의견을 들어본다.
코로나19로 중국 거주 교민들에게 닥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동의 자유를 뺏긴 현재, 곳곳에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교민들의 애로사항 크게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체류 비자 문제가 시급하다. 비자가 만료된 교민들은 현재 2개월 자동으로 연장되나 현재 항공편이 원활치 않으므로 재연장 필요한 상황이다.
둘째,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중국 내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하나 둘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업인 ‘신속통로(패스트트랙)’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상공인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
셋째, 고3 학생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대학입학 면접고사를 보기 위해 귀국을 해야 하는 시기다. 한국으로 입국할 수는 있으나 14일간 격리해야 하므로 시간 손실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로 다시 중국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넷째, 한국행 항공편이 부족해 짧게는 한달 반, 길게는 약 3개월까지의 예약이 만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항공편을 늘려 부득이하게 한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교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민들의 이러한 애로사항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나?
민간 차원에서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이 같은 교민들의 애로사항들은 우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이미 중국한국인회와 각 지역 한국인회가 대사관과 지역 공관에 교민들에게 닥친 어려움을 공유했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의사 반영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발생 후 중국한국인회는 어떤 대응을 해왔나?
중국 코로나19 발생 직후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자, 곧바로 한국으로 가서 서울시로부터 마스크 80만장을 기증 받았다. 이후 사태가 역전돼 기증받은 마스크 일부를 다시 고국으로 보냈다. 마스크 수급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는 한국인회가 실질적으로 할 일이 많지 않았다.
마스크 수급이 단기적인 대응이라면 중장기적인 대응 계획은 ‘재중국 한국계 은행장 간담회’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구체정책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에 나와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한국계 은행에 신용대출, 이자 경감, 대출기한 연장 등을 내용으로 은행장 간담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대응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교민들의 중국상회 정착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조성하는 것이다.
중국한국인회가 재중국 교민들의 새로운 사업 조성을 위해 지난해 ‘제1회 한중 청년기업가 포럼’을 개최한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떤 포럼이며 성과는 어땠나?
지난해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한중 청년기업가 포럼’을 개최했다. 중국한국인회가 주최/주관하고 허난성 상무청, 재외동포재단과 주중대한민국대사관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한국인 50명, 중국인 50명 청년기업가들의 자유롭고 직접적인 교류의 장을 열었다. 한국기업에게 우호적이고 아직 기회가 많은 내륙 지방의 성시(省市)정부와 협력하고 한국 중소기업청 지원을 받아 우리 청년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큐베이팅되는 기업들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유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으로 1회 포럼에서 약 3억 위안(한화 500억원)의 투자 계약 성과를 거뒀다. 이후 중국 5개 성에서 러브콜이 왔을 정도로 가능성을 열었으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하반기 10~11월로 연기된 상태다.
중국한국인회 회장 2년 임기 중 지난해 1년간 열심히 달려왔다. 올해 6개월은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10대 회장 취임 후 주요 활동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지난해 중국한국인회 서울 사무소를 개소했다. 한국에 ‘사단법인’으로 등록을 마쳤다. 올해 중국에 ‘사단법인 중국한국인회’를 등록해 앞으로 정식 허가된 단체로 중국 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주중대한민국 대사관과 중국한국인회 민•관 합동 회의를 개최했으며, 2019세계한인회장대회 공동 의장국으로서 행사를 주최한 바 있다. 이밖에 앞서 말한 한중 청년기업가 포럼과 전 중국 한국 교민 마스크 지원 등이 있다.
코로나19로 하반기 계획이 불투명하다. 중국한국인회 사업 계획은?
중국한국인회는 앱 개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중국한국인회는 전 중국을 아우르고 보다 강한 중국 내 한국 교민 사회의 네트워크 구축과 나아가 중국에서 사업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앞으로 중국 내 한국 교민은 물론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예비 교민, 출장자, 여행자 등 중국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의 네트워크 매체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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