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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하이 ‘By 벨로코’의 비밀병기

[2020-07-14, 15:55:47] 상하이저널
벨로코(BELLOCO) 배찬수 대표 

5년 전 패기의 청년 사장은 변했다. 오기•끈기로 똘똘 뭉쳤던 20대 모습은 사라졌다. 다시 만난 벨로코(BELLOCO) 배찬수 대표는 한식당 ‘배총경리’가 아닌 벨로코 그룹 ‘배선생’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5년 전 그와의 대화 키워드는 주로 메뉴개발, 고객서비스, 직원교육이었다. 식당 운영자라면 기본이자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이번엔 달랐다. 효율, 회전율, 확장성…. 등장하는 단어들에서 그와 벨로코의 변화가 느껴졌다.

5년새 벨로코에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 
벨로코는 상하이 최고 인기 한식당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한인타운이 아닌 시내 중심가에서 중국인들의 발길을 끌었다. 당시 ‘벨로코’는 징안구(静安区)에 위치한 어느 퓨전 한식당 간판에 불과했다. 그러던 벨로코가 5년 만에 6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1년에 1개 점포를 새로 오픈한 셈이다. 

청년 사장의 패기만으로 가능한 일이었을까?
“벨로코 1호점인 징안점을 열심히 운영했고, 고객들도 꾸준히 찾아줬다. 연달아 새로운 음식점을 오픈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이 있어 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맛집’ 음식점 이상의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됐다. 경영에 대한 마인드에 변화가 생겼고, 다른 도시 진출이라는 꿈도 꾸게 됐다.”   

교민들에게 알려진 현재의 벨로코는 징안점, 구베이점 그리고 최근에 오픈한 푸동(前滩店) 3곳이다. 나머지 3곳은 각기 다른 이름, 다른 컨셉트에 ‘By BELLOCO’를 붙여 벨로코의 이름을 걸고 운영 중이다. 

이번엔 이탈리안 요리
Professor Lee By 벨로코

퓨전 한식당 벨로코 운영 중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화이하이루에 쇼핑몰 K11 오픈을 앞두고 유명인들을 초대한 내부 행사에서 진행을 맡게 됐다. 배 대표는 “기회구나”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 한국 회식 문화 등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K11 4층에 ‘프로페서 리(Professor Le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게 됐다. 상하이 시내 중심 최고급 대형 쇼핑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식당 사장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로망이 이뤄진 것이다. 

“알다시피 벨로코는 한식당으로 출발했다. 좋은 식재료와 갖가지 양념, 요리사의 정성으로 탄생한 한식요리의 가격이 서양요리에 미치지 못한 것에 불쑥 도전의식이 생겼다. 중국인들에게 ‘한식’하면 떠오르는, 맛과 양 대비 가성비 높은 음식이라는 개념을 깨고 싶었다.”

이렇게 그의 다음 도전은 한식의 자존심 세우기에서 출발했다.

헝그리 마케팅의 승리
제주 이자카야 By 벨로코

 


이번엔 신선한 해산물에 벨로코 스타일의 퓨전요리가 결합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섬 ‘제주’와 일본풍 주점 ‘이자카야’의 만남이다. 한국 최고급 해산물 요리를 기본으로, 셰프가 내민 술을 잔에 채울 수 있을 만큼 여덟개 좌석에 불과한 아주 작은 음식 주점이다. “고급진 한식 요리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처럼, 맛과 멋을 한껏 뽐낸 플레이팅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그저 최선을 다 했을 뿐인 배 대표의 네번째 식당도 ‘대박’이 났다. 제주 이자카야는 그냥 오가다 들를 수 없는 위치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위위엔루(愚园路) 작은 양옥집 식당. 게다가 좌석은 여덟 석 뿐이며, 그마저도 한달 전 정해진 시간에 예약하지 않으면 또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제주 이자카야는 널리 알리고 자리를 채우려고 애쓰지 않는다. 고객들은 나만 아는 은밀한 장소, 그곳에 선택 받은 특별한 손님이 되고 싶어한다. 고객의 애간장을 태우는 헝그리 마케팅의 승리다.

제주 이자카야는 매달 15일 0시 다음달 예약을 받는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처럼 5분만에 모든 좌석은 매진된다. 오후 6시/8시/10시 세 타임으로 나눠 8개 좌석은 하루 3회 회전되는 셈. 네번째 식당도 성공적으로운영 중인 배 대표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네 개를 운영하니 그만큼 몸도 바빠졌다. 매출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수익은 고객들의 사랑과 벨로코의 이름만큼 높지 않았다. 거기에 메뉴는 많고, 직원교육도 쉽지 않고, 새로운 직원 찾기는 더 어려웠다.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이런 고민 속에서 휴식을 위해 떠난 일본 여행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효율’이었다.”

단일 메뉴로 승부
보통식당 by 벨로코

 


배 대표가 일본에서 본 것은 ‘효율’이었다. 임대료 비싸기로 소문난 도쿄에 우동 한 그릇, 돈까스 한 접시만 파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가게들이 노동, 투자, 명성 대비 이익을 고민하기 시작하니 보이게 된 것. 

“저 정도 가격의 단일 메뉴로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하나 싶었다. 도쿄의 여러 맛집을 뒤로 하고 단일 메뉴 가게들을 찾아 다녔다. 좁은 테이블, 합리적인 내부 동선, 고객이 머무는 시간과 인력 최소화 등이 모두 고려돼 있었고, 하루 몇 인분을 판매해야 되는지 계산된 경영 전략이 포함된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일본 여행 후 깨달음으로 오픈한 음식점이 삼겹살 전문점 ‘보통식당(普通食堂)’이다. 

미식가들의 핫플레이스 인민광장 인근 지우장루(九江路)에 위치한 보통식당은 오픈 후 곧바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효율을 고려한 경영방침을 적용했다. 삼겹살을 기본 메뉴로 비빔밥, 냉면, 떡볶이, 된장찌개 등 최소한의 추가 메뉴를 갖췄다. 홍췐루 한식당과 달리 김치 등 반찬도 유료 주문이다. 테이블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다. 한인타운이라면 인색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운영에도 고객들은 대기표를 받아가며 보통식당을 찾는다.
 
다음은 확장성
다른 도시 By 벨로코

스스로 “레스토랑 보이”라고 칭하는 배찬수 대표의 다음 목표는 보통식당처럼 단일 메뉴 음식점을 추가로 내는 것이다. 소고기, 베이커리, 햄버거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다음 고민은 메뉴개발도 효율도 아닌 ‘확장성’이다. 상하이의 ‘By 벨로코’ 음식점들을 한 세트로 묶어 한 도시로 진출하는 꿈을 꾼다. 총경리에서 경영인으로 돌아온 배찬수 대표, 그의 ‘고민’은 ‘실천’이 되고, ‘목표’는 ‘현실’이 되고 있다.

고수미 기자


[上海BELLOCO倍乐创意韩国料理]
静安店 
•静安区新闸路850号(近石门二路)
古北店
•长宁区虹桥路1438号高岛屋
前滩店
•自由贸易试验区耀体路212号晶耀前滩北区1层L124店铺

[Professor Lee]
•黄浦区淮海中路300号K11购物艺术中心4层

[普通食堂]
•黄浦区九江路660-686号1层101B单元

[Jeju Izakaya]
•长宁区愚园路1095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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