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협력의 길 찾아 양국 교류 이어가야”
한중 수교 30년, 양국은 인적교류 1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급속한 발전 속에서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규모는 3015억 달러로 30년 새 47배가 증가했다. 전세계 교역의 24%를 차지하는 중국은 우리나라의 1위 교역대상국이다.
한 세대에 해당하는 30년이 흐르면서 한국인 235만 422명이 중국에 거주하게 됐다(2021년 외교부 통계). 코로나 직전 2019년 한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7만 1067명, 중국 내 한국인 유학생 수는 5만 600명으로 양국 모두 외국인 유학생 1위 국가의 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양국은 서로에게 긴밀하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중국은 경제적인 면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갖는 나라다.
그러나 ‘기회’의 땅이라며 대륙으로 몰려들었던 한국인들이 이제 중국은 ‘위기’라고 말한다. 사드-코로나19로 이어지면서 중국 교민사회는 대륙 이탈 현상이 뚜렷해졌다. 과거 우호∙우의∙호혜의 한중 관계는 최근 반중∙반한 감정이 과도하게 분출되면서 양국 관계의 정서적 균형이 깨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한중수교 30주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저자 이강국 한중 외교 전문가는 “한중 관계의 과거와 현재를 지탱해온 공감대를 재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최근 변화되고 있는 한중 간 환경에 맞는 미래지향적 비전을 서로 공유하며 교류와 협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한중 관계 30년의 역사와 성과가 헛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의 전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한중 젊은 층들이 상대국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한중 수교의 해에 태어난 1992년생 박혜미 씨는 현재 선전에 거주하며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2011년 중국 유학을 왔을 당시,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지 않았는데, 10년새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중국 친구들의 한류에 대한 호응이 스마트폰으로 한국 컨텐츠를 보게 되면서 다양한 한국문화에 대한 접촉에 더욱 자연스러워졌다”라며 모바일 컨텐츠를 통해 상대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양국 여행과 교류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코로나가 풀려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한중 관계의 문화교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다.
한국에 거주하며 건축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1992년생 중국인 자충이(贾忠义) 씨는 2016년 석사 유학으로 한국을 택했다. 그는 당시 유학생활을 회상하며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가 유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당시 한중 두 나라는 양국의 문화와 정신이 유학생들에게 잘 전수될 수 있도록 좋은 교류의 장을 만들어 주었다”고 밝힌다. 석사 졸업 후 한국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 그는 “그동안 한중 관계는 많은 풍파를 겪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동행하고 있고,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우리는 함께하고 있다”라며 “30년간 한중 우의를 지켜본 유학생이자 한국에 취업한 중국인으로 한중 관계가 더욱 굳건히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중 수교 30년이 된 올해, 우리 기업과 교민들이 중국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고, 최대 유학 목적지이며, 경제적 외교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차이나 찬스가 차이나 리스크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서도 현지에 사는 현재의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이해와 존중, 공동의 이익을 위한 공존과 협력의 길을 찾아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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