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중국의 강도 높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현지 유럽기업의 4분의 1이 중국 투자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연합조보(联合早报)는 중국 유럽연합상공회의소가 지난 21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투자 목적지로서의 매력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으며 이는 ‘유연성 없고 일관성 없는’ 코로나19 방역 정책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요르케 우트케(Joerg Wuttke)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년간 중국과 세계 타 국가는 현저한 대조 현상을 보였다”며 “다른 나라들이 세계화에 매진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계속해서 스스로 폐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가 집단 면역 속에서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아직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세상에서 없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물론 이는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데올로기로 인해 중국 시장은 현재 위축되고 있고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업계를 억누르고 탄소 배출 저감을 중시하고 경제 활동을 경시한 결과 전력 부족을 야기하는 등의 현상은 모두 이데올로기가 경제에 대한 고려를 능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상공회의소 1800여 회원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거대한 불확실성을 가져온다면서 회원 기업 75%의 경영에 부정적인 충격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 4분의 1이 현재 또는 앞으로 계획 중인 투자를 중국에서 타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어 “유럽기업은 현재 어디에서 어떻게 제품을 생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중국이 전반적인 대외 개방의 문을 닫아 글로벌 공급망을 더욱 적합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에 대한 유럽 대중과 정부의 시각도 변화가 생겼다“며 ”타이완 정세, 신장 제품에 대한 서양 국가의 제재, 중국의 경제 정책 등 모두 중국과 유럽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EU는 대중 정책을 재평가하고 수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보고서는 유럽기업이 중국과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일부 기업 임원진은 현재 대체 공급망 전략을 찾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상공회의소는 오는 10월 16일 시작되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이후 중국 정부가 방역 규제를 완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와 관련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지난 21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방역 조치는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올해 1~8월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대중국 투자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국가 중에는 유럽국가도 포함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럽국가를 포함한 각국 기업에 더욱 광범위한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을 비롯한 관련 국가가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와 발전에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비차별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